[7.I] 유럽 여행기, 조원섭 차장 Part ①

조차장님 유럽여행기 1 조차장님 자기소개

안녕하세요. SI사업부 SI1팀 조원섭 팀장입니다.
프로젝트 수행 때문에 1년을 늦춰 스페인에 다녀왔습니다. 아주 홀가분하게..^^
여행일정 짜고 현지 가이드 및 통역을 해 준 우리 와이프에게 진심 고맙게 생각합니다. 다음 여행도 부탁해~

여행 일정 소개

우리는 6박 8일이라는 짧은 일정 동안 스페인을 돌아보았습니다. 원래는 12박14일 정도로 계획했던 일정이었는데, 여차여차해서 너무나 짧은 일정으로 마드리드, 세비아, 론다, 그라나다, 바르셀로나를 눈썹 휘날리게 훑어 보았어요. 너무 짧게 일정을 잡아서 아쉬웠지만, 요번에 주요 도시들을 돌아보고, 스페인남부와 포르투갈, 혹은 지중해와 모로코, 바르셀로나와 프랑스 남부 등 다음의 여행을 기약하기 위한 맛보기라고 위안해봅니다.

다음에 스페인 여행가시는 분들은 저희처럼 여행사스케줄 못지 않게 빡빡하게 잡으시지 말고, 부디 여유 있게 다녀오시길요. 감기도 걸리지 마시고, 실컷 맥주와 샹그리아를 즐기시길요.

어쨌든, 짧은 일정 동안 숙소에 짐 풀고, 왔다갔다 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렌터카 여행이라는 저희 나름의 최선의 방안을 선택했지요. 스페인을 렌터카로 여행하는 분들이 별로 없는데, 일정만 여유롭다면 괜찮은 것 같아요. 하지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 같은 경우 도시 안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고, 세비아나 그라나다도 작은 구도심 안에 오밀조밀 가볼 곳들이 다 모여있기에, 호텔에 차를 두고 거의 도보로 돌아다녔습니다.

대신, 기차값이 비싼 유럽이니까 저희처럼 가족이 함께 여행을 할 때 도시간 이동하는 것은 꽤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처럼 접촉사고만 내지 않고, 일자주차의 달인 스패니시 사이에서 기죽지 않을 만한 운전자라고 하신다면요.

Day 1

인천 ⇒ 암스테르담(경유) ⇒ 마드리드

: 마드리드 공항 – 세고비아 – 마드리드 시내숙소

우리는 인천발 0시 55분 비행기(네덜란드KLM)로 출발해서, 다음날 아침 9시경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했다.
2013년 11월 1일부터 0시 55분 출발비행기노선이 생겼는데, 프랑스나 스페인이나 네덜란드를 간다면, 근 여행일정 하루 정도를 세이브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는 현지시각으로 아침 9시 30분,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 예약한 렌터카를 픽업해서 곧바로 세고비아로 향했다.

세고비아는 마드리드 서북쪽에 있는 작은 도시인데, 마드리드 중심부시내는 공항 남쪽에 있어서 바로 세고비아로 향하는 것이 시간을 절약하는 길이었으니까. 그러나… 당일 도로가 무척 막혔고, 결국 쉬어가는 작은 마을에서 스페인아저씨와 접촉사고가 났다. 아저씨에게 듣고 보니 그날은 스페인의 ‘만성절’이란 홀리데이였다.(이날의 전야제가 바로 할로윈으로 변형되어 내려온 것이다) 카톨릭 성인들을 기리고, 조상들을 찾아 뵙는 그런 날, 그러니까 우리는 한마디로 추석 연휴날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한 것이었다.ㅠㅠ (암튼, 스스로 여행일정을 짤 때는 그런 것도 잘 알아봐야 할 듯요.)
접촉사고가 큰 것은 아니었지만, 스페인은 우리나라처럼 전화 한 통하면 보험차량이 달려오는 게 아니라, 당사자가 사고페이퍼를 열심히 써서 각자 나눠가져야 한다. 영어가 잘 안되는 스페인 아저씨와 손짓발짓 해가며 사고페이퍼를 썼다.

도착한 세고비아는 명절날이라 주차할 곳도 없고,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그래도 세고비아 로마 수도교와 알카사르 성은 (평일이라면!!) 꼭 가볼 만 한 곳이다. 특히 알카사르 성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백설공주의 성 모티프가 된 것으로 유명한데, 꼭 성의 외관뿐 아니라 주변의 탁 트인 숲과 낡은 성 안을 거니는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사람만 오늘처럼 많지 않다면…ㅠ.ㅠ) 원래 일정은 오후 일찍 마드리드로 돌아와 마드리드 시내를 도보로 구경할 계획이었으나 사고의 여파로 멘붕……일찍 여정을 풀고 쉬었다.

우리는 각 도시의 호텔을 에어텔로 예약을 했는데, 호텔들을 모두 구도심 중심부에 잡아주어서, 도보로 주요볼 곳들을 돌아보기에 아주 편리했다.

세고비아 구도심

세고비아 구도심

세고비아의 로마 수도교와 광장

세고비아의 로마 수도교와 광장

 

Day 2

마드리드 시내 및 미술관 투어

: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 – 마요르광장 – 알무데나성당 – 마드리드궁전

마드리드 알무데나 성당

마드리드 알무데나 성당

마드리드에는 세계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프라도미술관을 비롯해 왕립소피아현대미술관 등 꼭 가봐야 할 미술관들이 두서넛 있다. 우리는 일정이 짧기도 하고 초딩남자애랑 미술관을 여럿 도는 일정은 ‘아동학대’에 가깝다는 결론으로 프라도미술관만 방문했다.
프라도는 아침 일찍 개장시간에 맞춰갔지만 그래도 20분 가량 줄을 서야 했다. 프라도미술관에는 7천 점이 넘는(회화만해서) 작품들이 있는 고로, 꼭 보고 싶은 작품들을 미리 체크하고 가는 것이 좋다.
우리는 일정상 못 가봤지만 왕립소피아 현대미술관도 피카소의 게르니카나 스페인의 유명한 현대작품들로 꽉 차있어 꼭 가봐야 할 미술관이다. 마드리드 구도심 중심부에 자리한 마요르 광장과 솔 광장은 언제나 사람들이 파라솔 아래서 식사와 차를 마시는 여유로운 곳이고 구경할 만한 이곳 저곳의 교차점에 있기에 거칠 수밖에 없다. 알무데나 성당은 외관이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차후 세비야나 알함브라와 비교하면 새침떼기 아가씨 수준이다. 마드리드 궁전은 외관도 외관이지만 입장료를 내고 내부를 구경해보는 것이 아깝지 않고, 왕궁 발코니에서 내다보는 마드리드 도시의 풍광도 멋지다.
이 곳들은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라서 미술관투어만 빼면 하루 정도에 여유 있게 구경할 수 있다.

마드리드 궁전앞에서 아들과 한 컷

마드리드 궁전앞에서 아들과 한 컷

Day 3

마드리드 ⇒ 세비아(SEVILLE)

: 세비아 대성당/히랄다 탑 – 메트로폴 파라솔 – 에스파냐 광장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세비아로 출발, 오후 2시쯤 도착했다. 호텔에 짐을 풀고 걸어서 세비아 대성당, 히랄다탑, 메트로폴파라솔, 에스파냐 광장을 돌아보았다.

세비아 대성당은 웅장하고 화려한 고딕양식을 자랑한다. 특히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 파이프오르간도 멋지고, 안뜰도 예쁘지만 무엇보다도 히랄다 탑에 오르면 세비아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히랄다는 황금이라는 뜻이라는데, 저녁에 야경으로 보면 황금의 탑이라는 이름이 아주 실감난다.

세비아 성당 주변에서 마요르 광장으로 가는 길에 미슐랭가이드에 나온 해산물집(Casa La Viuda ; 미망인의 집)이 있는데, 한국사람들에게 유명해서 한국어 메뉴판도 있고 아주 친절했다.

세비아는 ‘안달루시아의 프라이팬’이라고 불릴 만큼, 여름에는 40도를 오르내리는 도시이고, 10월 초까지도 9시가 되어서야 해가 진다. 우리가 간 11월에도 초저녁까지는 따뜻하여 야외카페와 식당에서 노래를 부르며 타파와 맥주로 식사를 즐기는 스페인사람들이 많았다.

메트로폴 파라솔은 현대건축물로 벌집패턴을 가진 버섯구름처럼 생긴 복합공간인데, 지붕을 거닐어 보고 싶었으나 오후 6시 이후에는 지붕으로 올라가는 출입구가 잠겨있어서 지붕에는 못 올라가보았다.

세비아의 에스파냐 광장은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중의 하나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김태희가 광고를 찍은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광장의 건물은 1928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외관과 테라스가 아름다운 패턴의 세라믹으로 둘러져 있고, 광장을 둘러싼 연못과 분수는 낮에 보아도 아름답지만, 밤풍경은 정말이지 환상적이다.

세비아 대성당 입구

세비아 대성당 입구

세비아 대성당 내부

세비아 대성당 내부

히랄다탑 종루에서 보이는 세비아 전경

히랄다탑 종루에서 보이는 세비아 전경

메트로폴 파라솔

메트로폴 파라솔

에스파냐 광장

에스파냐 광장

에스파냐 광장

에스파냐 광장

히랄다 탑 야경

히랄다 탑 야경

미슐랭가이드에 나온 해산물집(Casa La Viuda;미망인의 집)

미슐랭가이드에 나온 해산물집(Casa La Viuda;미망인의 집)

Day 4

세비아 ⇒ 론다(RONDA) ⇒ 그라나다(GRANADA)

다음날 아침 세비아에서 출발, 론다까지는 2시간 가량 걸린다. 보통 론다는 세비아에서 머무르며 하루 정도 할애해 시외버스를 타고 다녀와야 하는 곳이지만, 우리는 자동차로 그라나다로 가는 길에 들러서 갈 수 있기에 짧은 일정에도 론다를 끼워 넣었다.

론다는 척박한 황무지같은 스페인의 여느 지역의 풍경과 달리 협곡과 바위산으로 둘러 쌓인, 지형 자체가 아주 경이로운 곳이다. 이 작은 산골짜기 시골동네를 찾아가는 단 하나의 이유는 요새와 같은 협곡에 자리한 작은 마을과 누에보 다리를 보는 것이다. 높이 자리한 론다의 옛 마을에서 산책하며 발 아래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누에보 다리 위에서 계곡과 아찔한 협곡을 내려다보는 것도 일품이지만 마을 샛길을 통해 다리 아래쪽으로 내려가서 올려다보는 것은 누에보 다리를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이고, 가장 엽서처럼 사진이 나올 수 있는 베스트 포토존이다.

론다의 바위 협곡

론다의 바위 협곡

누에보 다리

누에보 다리

협곡 위의 마을

협곡 위의 마을

이제, 대망의 그라나다로.
그라나다까지는 약 1시간 가량, 그라나다도 아주 작은 도시인데 그 유명한 알함브라 궁전을 끼고 있는 곳이기에 이번 스페인 여행의 절정이자 목표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곳이다.

그라나다는 알바이신이나 무어인이 지배했던 도시라는 이미지 때문에 아주 노후할 거라 생각했는데, 거리도 무척 깨끗하고, 트렌디한 숍들도 아주 많아서 생각보다 현대적인 도시이었다. 알함브라는 궁전 내부를 거니는 것도 무척 좋지만, 빼놓을 수 없는 광경은 바로 알바이신 지구에서 바라보는 알함브라의 야경이라고 한다.

다음날, 본격적으로 알함브라를 가기 전, 그 멋진 야경으로 알함브라를 먼저 만나자 맘먹었다. 우리는 저녁을 먹고 미로처럼 얽히고 얽힌 알바이신 지구의 골목을 산책하며 성니콜라스 전망대에 올랐다.(구글 길찾기가 아니었으면, 우리는 그날 밤 알바이신을 빠져나오지 못했을지도…) 어둡고 좁은데다 가파른 경사가 간혹 나오는 알바이신의 골목길은 초입에는 바(bar)와 관광상품을 파는 가게들로 활기차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조용한 동네 마을이고, 군데군데 바와 레스토랑이 있긴 해도, 어둡고 조용하다. 여자 혼자 여행한다면 혼자 가기에 살짝 두려울 것 같긴 하지만, 성 니콜라스 전망대를 찾아 올라가고 내려가는 이들과 자주 마주치게 되니 그리 흉흉한 분위기는 아니다.

알바이신은 집시들과 무어인들이 쫓겨나 이룬 가난한 동네인데, 알함브라를 찾는 이들에게는 미로 같은 골목길과 자유로운 분위기의 바들로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인기 있는 곳, 혹은 플라멩고를 보러 가는 곳이기도 하다. <알바이신의 고양이들>이라는 사진작가 정세영이 쓴 책에 보면, 이 미로 같은 골목길 어딘가에는 알함브라 궁과 이어지는 비밀 지하통로가 있다고 전해진다고도 한다.

알바이신의 야경은 사진으로는 그 분위기를 절대 담을 수 정도로 고요하고 매력적이다. 요새처럼 빛나는 궁전. 진짜 알함브라의 일차적인 목적은 궁이라기 보다는 요새인데, 15세기 이베리안 반도에서 쫓겨나는 마지막 이슬람세력의 왕 무하마드 1세의 마지막 보루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알함브라의 밤풍경은 내일의 전투와 죽음을 예감하는 요새의 불빛처럼 처연하기도 하다.

알바이신 지구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본 알함브라의 야경

알바이신 지구 니콜라스 전망대에서 본 알함브라의 야경

알바이신 지구의 밤풍경

알바이신 지구의 밤풍경

5일차 일정부터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사이버이메지네이션, 장기근속자여행기,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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