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I] 이탈리아, 프랑스 한승현 과장 Part ③

한승현 과장님 여행기

Day 7 _ 유럽의 응접실을 떠나 파리로~

산마르코광장/두칼레궁전/탄식의다리 ⇒ 파리 바토무슈

 


나폴레옹이 유럽의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했던 산마르코광장에 왔습니다.
나폴레옹이 왜 그렇게 이야기 했는지 이해가 되네요. 두칼레궁전 안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사람이 너무너무 많아서 내부관광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광장을 둘러보기로 합니다.

아내와 나는 커피, 그리고 아들은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사서 바다 근처 벤치에 앉았습니다. 그저 눈앞에 펼쳐지는 풍광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청록색의 맑은 바닷물 위로 곤돌라들이 떠있고 바다 건너 물위에 떠있는 성당의 모습이 겹쳐져서 행복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커피도 꿀맛이었네요.

오늘은 오후에 파리로 떠나야 하기 때문에 오전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옵니다.
마침 열려있는 성당이 있어 들어가 보니 돈을 기부함에 넣고 양초에 불을 붙여 기도 할 수 있는 곳이 있었습니다.
아들에게 초를 꽂고 기도하라고 하였더니 뭔가 기도를 하네요. 무슨 기도였는지는 알 수 가 없지만 내심 아들이 더 많은 경험들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습니다.

숙소로 돌아와 짐을 싸고 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5시가 넘어서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리무진 버스를 타고 파리시내로 들어와 숙소 체크인을 하자마자 곧바로 바토뮤슈를 타기 위해 센강 선착장으로 갑니다.

근데 파리의 지하철을 타려고 하니까 처음부터 난관입니다. 이탈리아와는 완전 딴판인 승차권 판매기… 멍청하게 판매기만 바라보다가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물어봤습니다. 참… 희한하게 의사소통이 되네요. ^^ 그때 잘 배워서 잘 봐두었다가 돌아올 때까지 잘 써먹었습니다.ㅎㅎ

선착장에 도착하니 에펠탑이 우릴 반기네요.
영화에서만 보던 에펠탑을 눈으로 직접 보니 아내랑 아들이 신나서 난리입니다. 마치 공룡을 처음 본 사람들처럼 말이죠.

국내에서 예매해 놓은 바토무슈 입장권을 발권기에서 발권 한 뒤 바토뮤슈에 탑승!
파리의 야경을 감상하고 파리에서의 첫날을 마무리 했습니다.

 

 

Day 8 _ 베르사이유정원에서 자전거 하이킹~!

베르사이유궁전/정원 ⇒ 에펠탑 ⇒ 개선문 ⇒ 갤러리약국

 


오늘은 말로만 듣던 베르사이유궁전을 가는 날입니다.
그래 얼마나 넓은지 한번 가보자! 하는 심정으로 PER선을 탑니다. PER선은 특이하게 열차구조가 복층 구조로 되어 있네요.

베르사이유궁전은 관람객 줄이 엄청 길다고 해서 서둘러 찾아갔는데 왠걸 우리가 도착 했을 때 대기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뮤지엄패스를 한국에서 구매해서 갔기 때문에 간단하게 입장! 여유롭게 둘러보고 거울의 방에 갔을 때도 사람이 거의 없어서 좋았네요. 궁전 안에 있는 스넥코너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정원으로 나왔습니다.

뜨헉~! 넓긴 넓네요. 일단 가늠이 안되었습니다.
그냥 첫 번째로 넓다는 생각, 두 번째로 루이14세가 정말 나쁜놈 이라는 생각.. 등등 복잡한 생각을 뒤로 하고 우선 대운하 쪽으로 내려갔습니다.

계획 했던 대로 자전거를 빌려 대운하를 중심으로 자전거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짬짬이 사진 찍어가면서 대운하를 한번 돌았을 뿐인데 1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네요.
역시 사진으로는 그 크기를 담아 낼 수가 없습니다. 베르사이유 투어를 마치고 개선문으로 향했습니다.

 

 


개선문으로 가기 전에 낮에 에펠탑을 보기 위해 샤오이궁에 들리기로 합니다.
청명한 가을하늘에 우뚝 서있는 에펠탑이 마치 엽서 속의 모습 같습니다. 손으로 까딱 들어서 가져갈 수 있으면 좋겠네요. ^^

다시 지하철을 타고 개선문으로 향했습니다.
뮤지엄패스 덕에 개선문도 바로 패스~! 피렌체 두오모의 아픈(?)기억을 가지고 개선문을 올랐습니다. 허벅지가 터질랑 말랑 하는 그 순간 전망대에 도착을 했습니다. 개선문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있는 파리 시내를 한눈에 볼 수가 있었습니다.

쭉쭉 뻗은 도로를 보고 있자니 저길 따라 가면 우리집도 나올 것 같네요. 저 멀리 이번 여행에서 가보지 못한 몽마르트 언덕도 보입니다. 다음에 오게 되면 꼭 가야지!

또다시 관절염이 살짝 오려고 하네요. 하지만 오늘은 정말정말 중요한 마지막 일정이 남아 있습니다.
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기념품 구매입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갤러리약국에 들러 한 보따리 싸들고 들어갔습니다.
재미있는게 한국인 손님이 워낙 많아서 아예 한국인 직원이 상주를 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쇼핑하는 동안에는 적어도 한국 같았다는…

 

Day 9 _ Goodbye 파리!

루브르박물관 ⇒ 노틀담성당 ⇒ 드골공항

 


파리에서의 마지막 일정이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날이네요.
이탈리아에서 신청했던 루브르박물관 투어를 위해 아침 일찍 서둘러 숙소를 출발했습니다.

숙소에서 박물관까지 걸어서 20분 거리여서 파리 시내 구경도 할 겸 걸어갑니다. 거리가 참 예뻤습니다. 그리고 출근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역시 패션의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지런히 걸어서 결국 10분 지각! 비굴 모드로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열심히 박물관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루브르궁전 시절 해자였던 곳을 먼저 봤는데 벽돌에 그려진 하트 표시가 알고 보니 일꾼들이 그날까지 자신이 쌓은 벽돌을 표시하기 위해 새겨 넣은 것이라고 하네요.

 

 


루브르는 정말 작품이 어마어마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투어신청을 하지 않았었는데 늦게라도 투어신청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이드 없이 왔으면 아마 모나리자도 못보고 왔을지도 모르겠네요.

루브르에는 역사책이나 전집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묘한 흥분도 들면서 이런 엄청난 세계문화유산을 이 박물관이 다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부럽기도 했습니다.

인상 깊었던 작품 중 하나가 잠자는 헤르마프로디토스 였는데 앞에서 보면 영락없이 여자의 모습인데 뒤로 돌아가서 봤을 때 화들짝 놀랬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양성체라는 것으로도 놀랐지만 침대의 쿠션 느낌이 대리석이라는 것을 까먹을 정도로 정교했었습니다.

 

 


작품들의 크기에도 압도되었지만 그림이 담아내는 스토리를 들었을 때 더 흥미진진했습니다.

우리를 가이드 하신 분은 프랑스에서 20년 넘게 살고 계신 분이었는데 우리 일행이 입장하려고 할 때 직원과 마찰이 생기자 유창한 불어로 10분정도 싸워서 결국 이겼습니다. 루브르 직원의 착각 때문이었는데 가이드가 책임자를 오라고 해서 따지니까. 그냥 들어가라고 하더군요. 불어로 따지던 모습이 참 멋있게 보였습니다. ^^

 

 


루브르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 일정인 노틀담 성당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영화에서만 보던 노틀담성당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근데 노틀담은 꼭 옆모습과 뒷모습을 함께 둘러보라고 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앞모습과 옆모습, 뒷모습이 모두 각각의 특색이 느껴지는 건축이었습니다. 비교적 단순한 앞모습에 비해 옆모습과 뒷모습은 굉장히 그로테스크한 느낌이 들고 뒷모습은 심지어 기괴한 느낌까지도 들었습니다. 배트맨이 꼭대기에 앉아 있어도 잘 어울릴 것 같은 그런 모습? 노틀담성당을 마지막으로 숙소로 돌아와 드골공항으로 출발했습니다.

드골공항으로 가는 동안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여유 있게 공항에 온 덕에 무사히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돌아오는 비행 시간은 11시간으로 갈 때보다 짧았지만 시차 때문에 날짜가 바뀌어버렸네요. ^^

인천공항에 잘 도착 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KTX를 타고 저녁 8시쯤에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무엇보다 여행하는 동안 둘째가 너무 보고 싶었는데 돌아왔을 때 엄마 아빠보다 오히려 의연한 모습에 조금 놀랐습니다.
"회사 잘 다녀왔어?" 이런 표정이랄까?

다음에 둘째가 좀 더 크면 함께 떠날 멋진 여행을 기약해 봅니다.

 

No1. Place&Food

우리가 다녀온 여행에서 최고의 장소는 단연 토스카나였습니다.
애초에 아내랑 여행 컨셉을 잡을 때 "발길 닿는 데로 자유롭게 다니자"였습니다. 토스카나 여행이 그 목적에 가장 부합했던 곳이었습니다. 막시무스의 집은 당일까지도 계획에 없었지만 렌트카가 있었기 때문에 즉흥적으로 가 볼 수 있었고 여행하는 동안 펼쳐졌던 아름다운 풍광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피렌체에서 먹었던 티본스테이크입니다. 사실 여행을 하는 동안 맛집을 찾아 다니지는 않았습니다. 여행 루트를 짜고 이동 중에 식사 시간이 되면 근처의 사람이 많은 식당에 그냥 들어가 식사를 하거나 길에서 군것질을 주로 했습니다. 그래서 식당 이름도 기억이 안 나네요. 그냥 위치만 알뿐^^ 피렌체 두오모 성당의 뒷골목에 있던 식당이었는데 참 맛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Travel Tips

처음 떠나본 유럽여행인지라 저도 딱히 여행 팁 이라고 할건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한국에서 예매나 예약이 가능한 것들은 가능하면 한국에서 하고 떠나는 것이 좋다는 점입니다.
피렌체 두오모 성당 쿠폴라의 경우 두오모 공식 홈페이지에서 미리 시간까지 예약이 가능합니다.
예약을 한 후 그 시간 즈음에 가면 대기 할 필요 없이 쿠폴라에 바로 오를 수 있습니다.

파리의 바토뮤슈 승선권도 국내에서 바우처 예약으로 구매하면 현장예매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구매 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 기차 이동을 하게 되면 주로 트랜이탈리아를 사용하지만 저는 로마에서 피렌체 구간은 이딸로를 사용했습니다. 페라리에서 운영하는 민영열차가 궁금해서였지요. ^^ 확실히 트랜이탈리아 보다는 좋았습니다. 조금 일찍 예매를 하면 트랜이탈리아보다 싸게 이용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딸로는 비행기처럼 음료와 스넥이 1회 무료로 제공이 되니까. 혹시 승무원이 와서 권하면 거절하지 말고 그냥 드세요. ^^

여행을 마치며..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앉고 보니 여러 가지 감정들이 섞여서 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안도감과 아쉬움, 그리움, 허탈함, 성취감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너무 낯설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 여행을 떠나기 한달 반 전, 동선을 짜고 숙소를 예약하고 이동수단을 예매하고 했던 그 순간부터 저는 이미 여행을 시작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 여행은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이제 그 끝을 보았기 때문에 더 많은 감정이 생긴 것 같습니다.
언젠가 읽었던 글 중에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떠난다"라는 글귀가 생각납니다.
그 말의 뜻을 이제 경험하고서야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이 경험이 저와 제 가족에게 긍정적인 에너지가 되길 소망합니다.

소중한 시간을 갖게 해주신 사장님과 사우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사이버이메지네이션, 장기근속자여행기, 이탈리아,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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